[시시콜콜 미국 雜(잡)솨 10편] 바이든 대통령의 시대 24시간 전

차양현 승인 2021.01.20 10:16 | 최종 수정 2021.01.20 10:21 의견 0

# 침묵의 일주일
트럼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과거의 대통령들은 최후의 몇 주 동안 자신이 이룩했던, 이룩하려고 노력했던 정책을 홍보하고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요컨대 재임기간 활동했던 업적을 정리하는 골든타임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남부지방의 여행을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비추지 않고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을 선동했던 그의 마지막 트윗은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똥볼로 기억될 것이다. 그는 바이든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150년 만의 일이다.

CNN의 스테븐 콜린슨(Stephen Collinson) 리포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간동안 분열, 불화, 불명예의 폭동이 난무했으며 그로 인해 의회에 대한 반란과 선동을 일으켰던 트럼프의 유산은 미국의 정신에서 제거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19일 기사에서 밝혔다. 도시와 농촌, 부자와 빈자, 이민자와 비이민자, 백인과 비백인의 사이의 골은 더 깊어졌다. 재선 캠페인을 위해 성급하게 추진한 경제활동 재개는 40만명의 미국인을 코로나19로 사망케 했다. 오늘밤 그는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연설을 준비중이다. 

# 긴장의 일주일
조 바이든 당선인은 20일 취임식을 거행한다. 과거의 전통에 따라 의사당 서쪽 계단 야외무대에서 취임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취임식 날에는 전체 50개 주에서 집결한 주 방위군 2만 5000여명이 배치된다.

여느 대통령보다 그에게 지워진 짐이 무겁다. 코로나19 감염자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1100만명에 다다른 불법체류자들의 한숨은 끝도없이 깊다.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의 재가입도 급하고 경제력을 잃은 국민들에게 필요한 학자금 상환 유예, 세입자 퇴거 및 압류제한 확대 등의 대책도 급하다.

바이든의 목표는 분명하다. 트럼프가 입힌 피해를 되돌리는 것이다. 그는 빠른 행정조치를 통해 여러 무슬림 국가에 행해졌던 여행금지를 종료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분리된 가족의 상봉을 추진할 것이다. 대담하고 빠른 이민계획과 3,50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지원도 준비중이다.

하지만 미국 투표한 유권자의 절반(7400만명)은 트럼프를 지지했던 사람들이다. 워싱턴DC는 고요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취임식 당일 무장 폭력 시위가 예고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팜비치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세대에는 볼 수 없었던 전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취임식은 20일 12시(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에 열린다.

# 바뀌는 대북관계
바이든 당선자는 국무부 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2015-2017)을 지명한데 이어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국무부 부장관에 임명했다. 모두 북핵문제 등 한반도 전문가다. 블링컨 장관은 2015년 1월 국무부 부장관 임명시 첫 국외 출장지로 택한 곳이 한국이었을 정도다.

셔먼 부장관 내정자 역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경력이 있는 한반도 전문가이다. 이들은 모두 2000년대 초부터 북미간의 관계에 개입해왔고 오마바 행정부 시절 ‘전략적 인내' 정책에도 관여했던 인물들이다. 억압과 봉쇄 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원만한 해결을 중시하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일관적이고 명확한 대북정책을 유지한다면 실질적 관계개선이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다.

불과 3년 전, 발악에 가까웠던 북한의 핵위협을 딛고 평화와 화해의 시대로 반보 나아갔던 북한과 한국, 그리고 미국의 관계는 조금 더 넓은 가능성이 열렸다. 그렇다고 마냥 넋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만남을 ‘허영심 때문에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고, 살인 독재자와 사랑에 빠졌다'며 비난했던 바이든이다.

이에 북한은 미친개, 늙다리 미치광이, 저능아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바이든은 ‘북한의 욕설이야 말로 명예훈장'이라고 되받아쳤다. 한국의 역할이 없다면 북미의 상황도 바뀌지 않는다. 무엇보다 미국은 북한이 1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 다시 2021년
우리는 두 번 새해는 맞는다. 1월 1일이 지나고 설날을 맞는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나는 두 번의 금연과 두 번의 다이어트를 결심(만)했었다. 설날이 없는 미국에서 두 번째 새해의 느낌을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서 느낄 것 같다. 다시 2021년이고 다시 새해같은 날이다.

세계에서 가장 경제력 높은 나라에서 가장 높은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아이러니는 가장 민주주의가 발전되었다고 생각했던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아이러니에서 생겨났다. 그 날 두번째 금연 결심도 해봐야겠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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