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나가서 먹을 거 같은 뮤지컬

이현수 승인 2021.06.25 14:01 | 최종 수정 2021.06.25 14:10 의견 0

뮤지컬 좋아하세요? 춤과 노래, 화려한 의상과 반짝이는 무대, 썸남 썸녀가 같이 뮤지컬을 보러간 뒤 와인을 곁들인 저녁에서 로맨틱했던 남녀주인공의 춤과 노래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느덧 한잔 두잔 마시다보면 ... 은 개뿔! 티켓 값은 무지막지하게 비싸고 같이 보러 갈 훈남 훈녀도 없다면 우리는 우리답게 방구석에 앉아 점심 나가 먹을 거 같은 뮤지컬이나 봅시다!

뮤지컬이란? 쉽게 말해 극의 일부 혹은 전부를 춤과 노래로 진행하는 형식의 무대극 혹은 영화로 오페라와 보드빌쇼에서 유래했으며 미국과 영국에서 각자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했고 토마스 샤츠Thomas Schatz의 그 유명한 저서 ‘할리우드 장르: 내러티브 구조와 스튜디오 시스템Hollywood Genres: Formulas, Filmmaking, and The Studio System’에서 웨스턴, 갱스터, 하드보일드 탐정 영화, 스크루볼 코미디, 가족 멜로 드라마와 함께 할리우드 시스템이 만들어낸 장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장르이자 형식. 자, 그럼 뮤지컬의 심연을 들여다 볼 준비가 되었나요?

‘록키 호러 픽쳐 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1975, 짐 섀먼Jim Sharman, 1시간 40분) - 원작 ‘록키 호러 쇼The Rocky Horror Show’ 작사/작곡 리차드 오브라이언Richard O’Brien. 초연 1976년 6월 19일 영국 런더 로얄 코트 극장.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컬트 영화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장본인. 심야 상영의 제왕. SF와 B 호러 무비에 대한 애정 어린 헌사. 이 세상 모든 괴짜들과 괴물들을 향한 애정어린 포옹. 리차드 오브라이언이 자신의 소설을 바탕으로 극본/작사/작곡을 맡아 공연한 뮤지컬 ‘록키 호러 쇼’는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뮤지컬의 주연 팀 커리Tim Curry를 그대로 주연으로 캐스팅하여 ‘록키 호러 픽쳐 쇼’라는 영화로 만들어지고 메이저 흥행에는 실패하나 심야 상영의 제왕이 되면서 영화의 등장인물들과 똑같이 차려 입은 관객들이 영화 속 노래를 따라 부르고 같이 춤을 추며 영화를 추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후에 ‘컬트 영화’라는 호칭을 획득하게 되다.

팀 커리가 연기한 주인공 프랭크-앤-퍼터 박사Dr. Frnak-n-Furter.
팀 커리가 연기한 주인공 프랭크-앤-퍼터 박사Dr. Frnak-n-Furter.
‘록키 호러 픽쳐쇼’의 상영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모습.
‘록키 호러 픽쳐쇼’의 상영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모습.
등장인물 리프-래프Riff Raff를 연기한 원작자 리차드 오브라이언.
등장인물 리프-래프Riff Raff를 연기한 원작자 리차드 오브라이언.

줄거리는 ... 음 ... 결혼을 결심하고 여행을 떠난 브래드Brad와 쟈넷Janet은 한 밤중의 숲속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나고, 숲을 헤맨 끝에 한 고성을 발견하는데, 성주 프랭크-앤-퍼터 박사는 자신의 애인이 되어줄 인조인간 록키Rocky의 완성을 축하하는 중이다. 사실 프랭크 박사는 트랜스 섹슈얼 트랜실베니아Transylvania 행성 출신의 외계인으로 ... 음 ...

추천곡!

‘Science Fiction/Double Feature’ 영화의 오프닝에서 거대한 입술이 부르는 감미로운 노래. SF와 B 호러, 성정체성 혼란에 대한 눈물어린 찬사가 담겨있다. ‘록키 호러 픽쳐 쇼’ 팬들에게는 국가와도 같으니 이 노래가 나오면 기립해야 한다.

‘The Time Warp’ 군무 장면에 등장하는 록큰롤 풍의 노래. 설명이 필요 없다. 왼쪽으로 점프한 뒤, 엉덩이에 손을 얹고 미친 듯 흔드는 거다.

‘Sweet Transvestite’ 프랭크의 솔로곡. 록큰롤과 끈적한 블루스가 섞인 이 노래가 바로 프랭크이고 프랭크가 바로 이 노래이다

‘Don’t Dream It, Be It’ 프랭크의 최후를 장식하는 노래 중 한 곡. 오프닝의 ‘Science Fiction/Double Feature’와 수미쌍관을 이룬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을 노래한다. 괴짜들에게 바치는 진심어린 발라드이다.

2. ‘흡혈 식물 대소동Little Shop of Horrors’ (1986, 프랭크 오즈Frank Oz, 1시간 34분)

원작 ‘Little Shop of Horrors’ 작곡 알란 멘켄Alan Menken, 작사 하워드 애쉬만Howard Ashman. 로저 코만Goger Corman의 1960년 영화 ‘Little Shop of Horrors’을 원작으로 하여 느슨하게 각색했음. 초연 1982년 5월 6일 미국 뉴욕 WPA 극장 워크숍.

이 작품은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해피엔딩 버전, 하나는 배드 엔딩 버전이다. 배드 엔딩 버전이 오리지널이지만 테스트 시사에서 관객 평가가 좋지 않아 급히 재촬영 후 해피 엔딩으로 바꾸어 개봉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리지널 배드 엔딩 버전이 더 영화적 완성도가 높으며,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기가 막히게 끔찍하고 비장한 장면이 들어있다. 그리고 끝내주는 노래도 한 곡 더 들어있다.

줄거리는 훌륭한 정원사가 되길 꿈꾸는 소심한 남자 시모어Seymour가 우연처럼 운명처럼 얻게 된 씨앗으로부터 기괴한 식물을 길러내게 되고 이 식물에 짝사랑하던 여인의 이름을 붙여 오드리2 Audrey II라고 이름 짓는다. 오드리2는 무럭무럭 자라 전국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치고 시모어에게 부와 사랑을 안겨주지만, 문제는 이 오드리2가 외계에서 온 식인 식물이라는 점이다.

70년대에 ‘록키 호러 픽쳐 쇼’가 있었다면 80년대에는 ‘흡혈 식물 대소동’이 있다. 록음악과 모타운 블루스, 멜로딕 메탈, 브로드웨이 뮤지컬 그리고 80년대 가장 핫한 기술인 애니매트로닉스와 머펫 기술이 합쳐진 그야말로 1980년대 그 자체인 작품이다. ‘흡혈 식물 대소동’은 영화의 문법 속에서 극이 노래로 진행되는 뮤지컬 영화라기보다는 무대 뮤지컬의 형식을 적극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촬영되었다. 그 유명한 오프닝에서 (제작비의 대부분을 때려 박았을 것 같은)부터 이 영화는 무대 뮤지컬의 문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선언한다. 세 명의 흑인 여성 코러스가 등장하고 이들은 영화의 마지막까지 주요 장면에서 코러스를 책임진다. 실내에 지어진 대형 거리세트에서 통제된 광원이 비추는 인공적인 야외의 모습을 카메라가 자유롭고 미끄럽게 롱테이크로 훑고 지나가며, 인물들은 합을 딱딱 맞추어 등장과 퇴장을 반복한다. 깊은 심도의 화면에서 원경과 전경을 분리하여 커트 없이 두 개의 사건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이 모든 것은 노래의 리듬에 정확히 맞추어서 이루어진다. 무대 뮤지컬의 문법을 따르지만 무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시각적 경험을 안겨준다. 여하튼, 고전 SF는 미국 덕후들의 심장을 뜨겁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록키 호러 픽쳐 쇼’와 ‘흡혈 식물 대소동’을 비롯해 고전 SF에 바치는 열정적인 헌사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 오드리2. R&B 가수 레비 스텁스Levi Stubbs가 멋져부린 목소리 연기와 노래를 들려주신다.

추천곡!

‘Skid Row (Downtown)’ 위에서 언급했던 바로 그 오프닝에 흐르는 노래이다. 3인의 코러스에서 군무 장면으로 넘어간 뒤 시모어의 독창으로 그리고 시모어와 오드리의 다른 장소에서의 이중창으로 이어지며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빈민가를 소개하는 노래. 극적인 멜로디 구성과 코러스 라인의 활용이 돋보이는 곡이다.

‘Dentist!’ 어린 아이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들을 때리고, 강아지를 괴롭히고, 고양이 꼬리를 잡아당기는 새디스트라면? 어머니는 말하셨지. 아들아, 넌 고통을 주는 걸 즐기니, 치과의사가 되거라. 스티브 마틴Steve Martin이 펼치는 이 환상적인 시퀀스를 보기 위해서라도 이 영화를 볼 가치가 충분하다. 마지막에 진성 매저키스트 빌 머레이Bill Murray와의 환상적인 케미도 끝내준다.

‘Mean Green Mother from Outer Space’ 정체를 드러낸 오드리2가 자신의 아기 봉오리들과 부르는 R&B 노래. 레비 스텁스의 걸쭉한 목소리가 기가 막힌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무대 뮤지컬에는 없고 영화 버전에만 있는 오리지널 곡이다.

‘Don't Feed the Plants’ 오리지널 배드 엔딩에서 나오는 노래. 성조기를 배경으로 등장한 우리의 코러스 언니들이 웅장하게 노래를 시작한다. 전 세계를 파괴하는 오드리2의 모습을 보여주며 웅장하게 고조된다. 미니어쳐 세트와 애니매트로닉스, 머펫 인형의 기가 막힌 조화로 그 어떤 괴수 영화보다 더 끝내주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3. ‘피블스를 만나요Meet the Feebles’ (1989, 피터 잭슨Peter Jackson, 1시간 37분) 작곡 피터 다센트Peter Dasent, 작사 피터 잭슨 외.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고무인간의 최후Bad Taste’ (1987, 피터 잭슨, 1시간 31분)에 이은 피터 잭슨의 두 번째 영화이다. 즉, 사지절단 고어, 시니컬한 블랙유머, 온갖 섹드립, 별의별 싸이코들이 난무하는 영화라는 이야기이다. 아, 그리고 이 영화는 인형극이다.

줄거리는 피블스라는 극단에서 벌어지는 온갖 치정, 스캔들, 약물, 노동 착취 등등의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다가 포스터 속 하마 하이디Heidi the Hippo가 총기 난사를 벌이며 막을 내린다.

‘록키 호러 픽쳐 쇼’와 ‘흡혈 식물 대소동’이 그래도 주류 문화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것이라면 ‘피블스를 만나요’는 그야말로 소수의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영화이다. 그래도 피터 잭슨의 번뜩이는 광기와 탄탄한 연출력을 만날 수 있다. 보드빌 쇼의 어두운 면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의 접근과 총기 난사 후 에필로그에서 각 캐릭터들의 후일담이 나오는 쓸데없는 리얼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추천곡!

‘Meet the Feebles’ 피블스 극단원들의 쇼 오프닝을 장식하는 보드빌 쇼 풍이 노래. 오르간 연주가 일품인 합창곡이다.

‘Sodomy’ 피블스 단원 중 기가 막힌 가창력을 가진 여우 세바스찬Sebastian의 독창곡. 감미로운 목소리로 매끈한 스윙 재즈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나 ... 항문 섹스를 찬양하는 가사이다.

‘Garden of Love’ 하이디의 솔로곡. 전형적인 80-90년데 어덜트 컨템포러리 곡 스타일의 노래이나, 어딘가 구슬픈 것이 기묘한 느낌을 준다.

4. ‘팀 아메리카: 세계 경찰Team America: World Police’ (2004, 트레이 파커Trey Parker, 1시간 38분) 작곡 해리 그렉슨 윌리암슨Harry Gregson-Williams, 작사 트레이 파커, 맷 스톤Matt Stone.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이번 영화도 인형극이다. ‘피블스를 만나요’가 머펫 인형이라면 ‘팀 아메리카: 세계 경찰’은 꼭두각시 인형이다. 그리고 만든 사람들은 바로 ‘사우스 파크South Park’의 그 듀오 트레이 파커와 맷 스톤이다. 원래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2004, 롤랜드 에머리히Roland Emmerich, 2시간 4분)의 시나리오를 읽어본 둘이 ‘이런 쓰레기 같은 시나리오의 영화도 개봉하면 수억불을 벌겠지?’라고 생각하며 인형극으로 ‘투모로우’를 다시 찍어서 ‘투모로우’ 개봉 다음 날 ‘The Day After the Day After Tomorrow’로 개봉시키는 것이 계획이었다고하나 ... 미친 짓 말라는 조언을 듣고, 둘이 좋아하던 ‘썬더버즈Thunderbirds’ (1965-1966, 2시즌 32에피소드, 게리 앤더슨Gerry Anderson, 실비아 앤더슨Sylvia Anderson) 스타일로 인형극 영화나 하나 찍어보자 해서 나온 게 이 영화이다.

브로드웨이 배우인 게리 존슨Gary Johson이 초국가적인 대테러 단체 팀 아메리카에 합류하여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의 세계 멸망 계획에 대항한다는 것이 줄거리인데 ... 팍스 아메리카나에 대해 대놓고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는 영화이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정줄을 놓고 만든 영화 같지만 반전은 이 영화는 정말 제대로 된 영화라는 것이다. 극장판 ‘사우스 파크South Park: Bigger, Longer & Uncut’ (1999, 트레이 파커, 1시간 21분)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극작 교과서에 실려도 될 만큼 정석적인 시나리오와 캐릭터들을 보여주며, 음악이 진짜 끝내준다. 영화 학교에서 영화 음악과 영화 연출을 전공한 이 듀오는 진짜 기본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소재나 내용이 좀 거시기해서 그럴 뿐이지. 여하튼, 인형을 가지고 해볼 수 있는 건 다 하는(모든 폭력과 섹스가 종류별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누구나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좋은 코미디 영화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음악이 끝내준다. 저 둘은 ‘사우스파크’나 ‘팀 아메리카: 세계 경찰’보다는 덜 나사가 풀린 무대 뮤지컬 ‘The Book of Mormon’을 만들어서 토니상도 받았다.

추천곡!

‘America, Fuck Yeah!’ 이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노래. 한 번 들으면 계속 흥얼거리는 중독성을 자랑한다. ‘America, Fuck Yeah! Comin' again to save the motherfuckin' day, Yeah!’ 이후 미국이 존나 쩌는 이유를 나열하는 부분에서는 정신이 아득해진다.

‘I'm So Ronery’ 김정일이 피아노를 치며 부르는 애절한 발라드. 독재자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지 노래한다.

‘The End of an Act’ 주인공 게리가 여주인공 리사Lisa와 헤어진 뒤 그녀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를 마이클 베이Michael Bay의 영화 ‘진주만Pearl Harbor’ (2001, 마이클 베이, 3시간 3분)이 얼마나 구린지에 비유하며 노래한다.

‘Montage’ 몽타주 시퀀스가 나오면서 몽타주 시퀀스가 뭔지에 대해 노래한다. ‘록키Rocky’ (1976, 존 G.아빌슨John G. Avildsen, 2시간)의 ‘Eyes of Tiger’나 보니 타일러Bonnie Tyler의 ‘Holding Out for a Hero’를 연상시키는 노래.

5. ‘벅시 말론Bugsy Malone’ (1976, 알란 파커Alan Parker, 1시간 33분) 작곡/작사 폴 윌리암스Paul Williams.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라스베가스를 세운 전설적인 갱스터 벅시 말론을 주인공으로 한 갱스터 뮤지컬. 모든 역할을 10대의 배우들이 맡아서 연기하며 기관총을 난사하며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 워렌 비티Warren Beatty 주연의 ‘벅시Bugsy’ (1991, 배리 레빈슨Barry Levinson, 2시간 6분)과 많이 비교되는 작품. 갱스터 영화로도, 뮤지컬 영화로도 양쪽 모두 훌륭한 작품이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 알란 파커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기도 한다.

추천곡!

‘Bugsy Malone’, ‘My Name Is Tallulah’, ‘You Give a Little Love’

p.s. 뮤지컬의 세계는 깊고 방대하다. 장엄한 록 오페라에서부터 무대에서 피가 분수처럼 터져서 앞자리 관객들을 우비를 입고 관람해야하는 ‘Evil Dead The Musical’까지. 가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민족이 살고있는 한반도에서도 정말 점심 나가서 먹을 거 같은 뮤지컬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이미지 출처=‘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Twentieth Century Fox), ‘Audience members at the Vic Theatre frequently dress up like characters from The Rocky Horror Picture Show when attending the film’ (Victoria Film Festival), ‘Little Shop of Horrors’ (The Geffen Company), ‘Meet the Feebles’ (WingNut Films), ‘Team America: World Police’ (Paramount Pictures), ‘Bugsy Malone’ (The Rank Organi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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