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미국 雜(잡)솨 20편] 봄은 야구와 함께 온다.

차양현 승인 2021.04.08 09:15 | 최종 수정 2021.04.08 09:52 의견 0

 1. 4월 2일

2021 시즌 메이저리그가 돌아왔다. 작년 코로나19의 여파로 60게임만 치루며 미니 시즌으로 마쳤던 메이저리그는 올시즌 팀당 162 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복귀했다. 용감한건지 무모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텍사스 레인저스는 100% 관중 허용으로 개막전을 치렀고 대부분의 구단들이 15%~100%의 관중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추신수는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한국선수들은 올해도 메이저리그를 누빈다. 류현진은 개막전 선발로 뉴욕 양키스의 개릿 콜과 개막전을 치르며 (승패없이 5이닝 2실점) 무난하게 시작했고 새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김하성은 지난 4일 첫 선발 출전에 멀티히트를 작렬했다. 양현종과 김광현은 아직 콜업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류현진의 호투를 보러 갔을텐데  내가 그렇게 무모한 사람은 아니다.

2. 내가 사는

뉴저지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단은 없다. 그래서 나는 작년까지 살았던 뉴욕 메츠를 여전히 응원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엘지 트윈스 경기 하이라이트도 빠짐없이 관람하곤 하는데 제작년부터 한국 포털에서 해외 하일라이트 서비스를 제한해서 유튜브로 찾아봐야하는 불편이 생겼다. 돈 때문에 생긴 일이라 말하기 뭣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매년 추신수나 류현진, 김광현, 최지만 등이 뉴욕에서 출전하기라도 하면 나는 매번 아이들과 함께 야구장은 찾았다. 뉴욕에는 뉴욕 양키 스타디움, 플러싱의 시티 필드 두 곳의 야구장이 있다. 같은 야구장이지만 생긴 모습부터 디자인까지 닮은 곳이라고는 필드를 제외하고는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서로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3. 양키스 구장은 

2009년 기존의 양키 스타디움 옆에 새롭게 지어졌다. 약 5만명 가량이 입장하니 잠실 야구장의 두배쯤 되는 크기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야구장에 들어가면 두 배가 아니라 네배쯤 압도되는 풍광이 펼쳐진다. 양키 스타디움은 할렘보다도 무서운 브롱크스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백인 부촌이었다는데 1940년대 백인 거주구역에 흑인이 거주하지 못하는 인종 차별행위가 금지되면서 백인들이 떠나고 슬럼화가 진행되었다. 그 덕분인지 백인들이 좋아하는 팀이었던 양키스는 흑인팬들까지 흡수하게 되었고 뉴욕 출신의 음악인들이 하도 양키스 모자를 쓰고나와 전세계인이 다 아는 양키스 로고가 되기도 했다. 양키스 구장은 몇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첫번째는 거대한 이중벽(Great Hall)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티켓을 끊고 구장에 입장하면 거대한 두개의 벽 사이로 사람들이 이동하게 되고 이 통로를 통해 1루와 3루 방향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그레이트 홀은 이전의 양키스 구장의 그것과 비슷하게 만들어졌으며 구장 내부로 들어가면 스탠드 상단의 구리 프리즈 역시 과거의 구장 모습을 그대로 가져와 표현했다. 특히 재미난 점은 베이브루스의 홈런을 위해 좌측보다 우측 펜스가 더 짧은데(베이브루스는 좌타자였다) 그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4. 메츠 구장인

시티필드는 양키스 구장보다 조금 작은 4만여명이 입장할 수 있는 구장이며 퀸즈 플러싱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양키스 구장과 마찬가지로 2009년 개장했으며 둘다 2012년 하계 올림픽 유치 실패 덕분에 생긴 구장이다.(올림픽 유치 예산을 야구장 건립에 썼다) 메츠구장 입구는 마치 전통있는 기차역사에 들어가는 듯한 모습의 홀에서부터 시작된다. 홈쪽에 나있는 거대한 홀로 들어가면 좌우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객석으로 진입한다. 1루쪽 외야에는 웬만한 쇼핑몰 보다 큰 야외 레스토랑들이 여럿 있으며 그곳에서 다양한 음식과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당연히 비싸다. 한가지 팁이 있다면 메츠 구장에서 야구를 진지하게 볼 게 아니라면 가장 싼 티켓을 구매해서 1루 외야쪽 식당가에서 햄버거에 맥주 마시면서 야구 관람하는 것이 가장 싸고 즐겁게 야구를 보는 방법이다.

5. 미국 야구장은 

한국과 아주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10에서 수천달러까지 입장료가 천차만별이다 체삼강 20층 건물 높이쯤 되는 최상단 스탠드에서는 정말 선수들이 병아리 똥구멍만하게 보인다. 그러나 $500 넘는 좌석은 전용 라운지와 그쪽 좌석 사람들만 들어가서 즐길 수 있는 바가 있다. 웃긴건 그렇게 비싼 좌석 사놓고 사람들이 절반정도는 바에 앉아 TV로 경기를 보고 있다. 맥주는 캔 하나당 무조건 $10이 넘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음식 가격도 만만치 않다. 9회까지 맥주와 안주를 먹고 있노라면 비싸다고 생각했던 1루 내야 관중석 티켓값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내가 늘 그렇게 당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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