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미국 雜(잡)솨 9편] 그래도 미국은 굴러간다.

차양현 승인 2021.01.13 09:49 | 최종 수정 2021.01.13 09:55 의견 0

# 총맞은 것처럼
지난 6일 워싱턴DC 의사당은 무장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무장점거했다. 4명의 시위자들이 사망했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창피하지만 태극기도 보였다) 연방 하원 민주당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을 공식 발의했다. 6일 의사당 난입 사태를 선동했다는 혐의다. 형사 기소도 조사중이다.

칼 러신 워싱턴DC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을 조장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 의사를 밝힌 그의 행보를 보면 여러 의미로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 같아서는 '씨게' 딱밤 한 대만 때리면 좋겠다. 수많은 미국 이민자들을 마음 조리게 했고, 공공연하게 인종 갈등을 부추겼으며, 미국의 선거시스템을 부정했다. 오죽하면 미국내 보수언론으로 평가받는 뉴욕 포스트마저 지난 연말 트럼프 대통령 얼굴을 전면에 노출시키고는 "Stop the insanity"(광기를 멈춰!) 이라고 외쳤을까. 230년이 넘는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통령을 만나고 있는 나는 이걸 신기한 경험이라고 해야할지, 운명의 장난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사나운 팔자라고 해야할지 분간을 못하고 있다. 

# 돼지꿈은 어디에
땅덩어리만큼이나 사이즈가 큰게 미국의 복권이다. 미국 양대 복권(메가밀리언, 파워볼) 당첨금 총합은 11억6500만 달러를 넘어갔다. 그 중 오늘 추첨하는 메가밀리언 복권 당첨금은 6억1500만 달러다. 한국돈 7천500억원에 달한다. 세금으로 절반 나간다고 해도 물경 4천억원에 가까운 돈이다.

당첨인의 신분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당첨인의 신원 공개가 주마다 다르다. 뉴욕의 경우 신원이 공개된다. 이는 당첨자의 신원을 공개함으로써 대중의 신뢰와 투명성을 보장하고 주정부가 복권 수입을 정해진 용도 이외에 다른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 찍힐건데 그래도 단정하게 보이는 게 중요하니 미리 머리는 깎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돼지꿈은 일단 당첨되고 난 뒤에 차차 꾸면 되겠지. 아, 아직 복권을 구매하지 않은 건 비밀이다. 

# 변신이 무죄인 곳들
코로나19로 인해 문닫은 애너하임시 소재의 디즈니랜드가 백신센터로 변신한다. 캘리포니아주와 LA시는 다저스타디움에 대형 백신접종 센터를 열기로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인 펫코파크와 새크라멘토의 대형 박람회장인 칼엑스포에도 백신 접종 시설이 들어온다.

뉴욕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뉴욕은 뉴욕 보건병원이 운영하는 백신센터를 뉴욕메츠의 홈구장인 시티필드에 백신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백신 1단계 접종 대상자인 의료인, 요양원 직원 및 거주자, 응급처치 요원들은 이미 접종이 시작됐다. 뉴욕주는 11일부터 접종 대상자를 75세 이상 고령자와 교사, 경찰, 소방관, 대중교통 직원 등 1B 단계 그룹으로 확대했다. 매주 10만회 이상의 접종이 시작되고 다음달까지 320만회 이상의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일반인이 백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끝이 보이는 기다림은 인내할 수 있다. 

# 혼란하다, 혼란해
20일이면 미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한다.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DC에서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 16곳이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무장할 것으로 보고됐다. 백악관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비상선언(emergency declaration)을 했다. 이는 워싱턴DC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는 뜻이다. 이에 무장한 주방위군 15000여명이 지역의 입출입을 통제한다. 뉴욕타임즈는 여러 메신저 그룹에서 17일 정오에 연방 의회와 주 의회에서 무장행진을 하자는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다고 기사를 통해 밝혔다.

취임식 당일에는 '100만 민병대 행진'이라는 별칭의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일 9.11 테러와 진주만 공격에서 사망한 숫자와 비슷한 수의 미국인들이 사망하고 있다. 바이든이 취임하는 20일에는 대규모 무장 시위가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역대 8번째로 높은 복권의 당첨자가 이번주에 나올 수도 있고 야구장과 디즈니랜드는 백신의 희망이 될 거점으로 바뀌고 있다. 희망과 혼란, 무질서와 변신이 혼재된 2021년의 1월도 다채롭게 지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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