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미국 雜(잡)솨 5편] 절망과 희망 사이

차양현 승인 2020.12.16 09:40 | 최종 수정 2020.12.17 10:51 의견 0

백신
드디어 백신 300만 도스가 미 전역으로 이송되었다. 뉴욕은 지난 11월 14일 첫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롱아일랜드 유대인 의료센터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첫 대상이었다. 미국은 이미 11만명 가까이 병원에 입원중이다. 보건당국은 연말까지 2500만회, 내년 4월까지 1억명에게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은 이미 암과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코비드19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첫 접종은 의료 종사자와 요양원 거주 고령층이다. 2월부터는 일반인에게도 접종의 기회가 갈 것이다.  

FDA는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의 백신도 곧 승인을 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최종승인이 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방송사들은 백신의 첫 접종자를 실시간 중계하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만큼 미국 사회의 코로나19에 의한 타격은 절망적이다. 

상장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슬픈 것만은 아니었다. 방역업체는 바빠졌고 패스트푸드점의 드라이브 스루에는 길게 줄이 늘어섰다. 실내 영업이 제한되자 미국의 배달앱인 도어대시와 우버이츠는 호황을 맞았다.

대도시의 재제로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은 교외의 공유숙소를 검색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도어대시와 에어비엔비는 코로나 19가 절정인 이 상황에 과감하게 상장했다. 공모가 102달러로 시작한 시장점유율 50%의 도어대시는 182달러로 시초가를 형성하였다. 에어비앤비는 기업공개(IPO) 첫 날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공모가인 68달러에 두배 넘게 오른 144.7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와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큰 액수이다. 누구의 절망이 누구에게는 기회이자 희망이다.

인내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도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2022년 이후나 되어야 정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최근 출연한 CNN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여름쯤에는 올해보다 정상적인 생활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외국의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을 주지 않고 미국내 백신 접종 비율마저 높지 않다면 2022년에 다시 코로나 19의 재유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약 17억 5천만 달러(1조 9천억원_을 출연해 기부했고 앞으로도 2억 5천만 달러를 추가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백신의 위협은 2022년쯤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을 입은 사람들에게 2022년은 또다른 위기일 수 있다. 가게를 잃고, 집을 잃고, 직장을 잃고, 건강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더 긴 시간과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그만큼 더 긴 인내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희망은 그 이후에나 찾아올 것이다.

2020년
2020년도 이제 겨우 2주 남았다. 아직까지 단 한 건의 연말모임 약속도 없고, 송년회 언제 하냐는 연락도 없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연말 회식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11만 명이 넘는 환자, 25만명씩 발생하는 확진자, 드디어 시작된 뉴욕시의 봉쇄명령은 모든 연말 행사를 최소하게 만들었다.

이번 겨울까지는 다른 곳 아닌 ‘방콕’에만 머물러야 할 것이다. 첫 눈이 내린 어제, 한국에 있는 둘째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한 태블릿에 동네 눈내린 사진을 담았다.

돌아간 한국도 등교중단 상황은 다를 바 없다. 큰 아들 대입 에세이 다 쓰는대로 우리 3부자는 코로나 없는 울창한 삼림지대에서 집이나 짓고 살기로 했다. 아, 게임 마인크래프트 속에서 말이다. 이렇게라도 아이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린다. 희망이 꼭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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